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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유수유 이야기
지금부터 나의 모유수유 여정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임신, 출산, 육아 모든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단연코 모유수유 (직수 완모) 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모유수유는 산모를 갈아 넣어야 가능한 일이다.
출산하기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자연스레 젖이 나오고 아무 이슈 없이 2-3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사람들이 직수를 안 하고 분유를 먹이는 이유는 젖이 안 나와서 라고만 생각했다. ‘직수 = 아이가 엄마 젖을 평화롭게 빠는 아름다운 광경’을 상상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결코 아니었다.
직수가 힘든 이유는 사람별로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이러했다.
1. 젖꼭지가 너무 아픔.
물릴 때마다 “악!” 소리가 나고 물릴 때 유두에 상처가 난다. 상처가 나면 속옷에 쓸릴 때마다 아프고 다음 직수가 두려워진다. 문제는 이 아픔이 하루 이틀만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몇 주 계속 지속된다는 것. 이렇게 아픈데 과연 계속 직수를 할 수 있을까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
2. 아이가 잘 못 빨아서 안쓰럽고 나도 힘듦.
1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인데, 아이가 입이 작아서인지 내 수유 자세가 좋지 않아서인지 유두를 깊게 물지 못한다. 그러다보면 젖꼭지가 아프고... 아이는 잘 못 빨아서 젖을 양껏 먹지 못하는 것 같고... 그러면 내가 왜 이 난리 피워가며 직수를 해야 하는 것인가 회의감 어게인.
3. 젖을 얼마나 먹는 것인지 파악이 어려워 불안함.
직수 시 아이가 정확히 얼마나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양껏 제대로 먹었는지 알 수 없다. 무지로부터 오는 두려움이 꽤나 크다. 기저귀 횟수나 체중 증가로 아이가 잘 먹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지만 그래도 정확히 몇 ml 먹었는지는 알 수 없으니 불안한 게 사실. 분유나 유축수유를 하면 이 불안함이 해소되기 때문에 많은 엄마들이 못참고 분유를 먹이거나 유축수유를 하는 것 같다.
4. 수유텀이 줄어들어 수시로 젖을 물려야 함.
분유를 먹이면 신생아 30일차 기준 수유텀이 2-3시간 정도이다. 하지만 직수를 하면 수유텀이 1-2시간으로 줄어들고 심지어는 30분 만에 다시 배고프다고 우는 경우도 생긴다. 밤에 거의 좀비마냥 한 시간에 한 번씩 깨어나게 되는데 이 것도 하루 이틀이지 수면 퀄리티가 계속 떨어지면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 밤잠도 밤잠이지만 더 힘든 것은 아이가 젖을 충분히 먹지 못해 조금 자다 일어나서 배고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회의감을 느끼는 일.
너무 힘들어서 새벽 내내 울었던 날도 있다.
출산 하면서도 아픔을 이겨냈고 산후 조리하며 벌어지고 찢어진 몸을 겨우 회복했는데 또 다시 직수하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껴야 한다니... 이런 날 보며 옆에서 남편이 응원도 해주고 꽃과 케이크로 달래도 주고 같이 해결방법을 찾아봐주기도 했지만 우울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젖을 물리고 나면 직수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막상 젖이 잘 나오는 편이고 직수의 장점이 많은데 쉽사리 놓아지지가 않았다. 하루에도 수 차례 블로그나 맘스홀릭 수유방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검색했다.
맘스홀릭 댓글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퍼온 맘카페 댓글들
누군가의 블로그 글 캡쳐해뒀었다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 하면서 직수를 고집했냐고?
내가 유달리 모성애가 강한 엄마라서? NO
내가 편해지고 싶어서? YES
한 번 유축하면 100ml 정도 젖이 나오는 편이라 그게 아까웠고, 직수가 편해지기만 한다면 분유&유축 시 나오는 설거지로부터 해방, 외출할 때마다 보온병 젖병 바리바리 들고 다녀야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아이가 양껏 잘 먹고 물릴 때 아프지만 않다면 진짜 해볼만 한 게 직수인데 언제 괜찮아 지냐는거지... 육아는 장기전이니까 아이가 합을 맞추기만 한다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남들은 50일, 100일 지나니 직수만큼 편한 게 없다던데 나도 해봄직 하지 않을까.
직수로 고생하며 포기할까 고민하는 엄마들아, 이 글을 읽는다면
직수가 아이에게 좋다, 면역력이 강해진다, 애착형성이 된다,등등
모성애를 자극하는 직수라이팅에 영향 받아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가봐... 나는 의지가 없나봐...’ 힘들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처럼 ‘조금만 해보고 안 되면 그냥 포기하고 분유 먹일래!’ 라는 마음으로 임해야 좀 더 편하게 직수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완모 후기를 읽고 맘카페에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산모들의 댓글을 읽어도 결국 젖을 물리면 미친듯한 고통이 수반되니
내 의지를 굳건히 하기가 어려웠다. 이 고통은 아무래도 수유자세에서 비롯하는 것 같은데, 나의 마지막 직수 노력으로
모유수유클리닉이라도 한 번 가보자! 하고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광명을 찾았다지...☆
봄빛조리원에서는 ‘맘스리베 오케타니’에서 출장 나와 가슴마사지, 수유자세 코칭을 해주시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모유사랑’이라는 곳이 더 후기가 좋길래 냉큼 예약했다.
어떤 분은 이 곳에서 모유수유 자세 코칭 받고 완모의 길로 갈 수 있었다며 블로그에 극찬해뒀던데 과연 나도 그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yes!
• 나의 고질적 수유 문제
: 오른쪽은 그나마 10-15분 물어주는데 왼쪽은 사출이 심해서인지 물려고 하지도 않고 조금 물다가 빼액 울면서 뱉어냄. 양쪽 가슴 둘 다 아이가 물면 미칠듯한 통증이 있음.
• 모유사랑 선생님의 해결책
: 오른쪽은 기존에 하던 요람자세 그대로 하되 턱을 들어 올리게 자세 수정. 가슴을 아이에게 맞추려 하지 말고 아이가 가슴을 찾아와서 물도록 해야 함. 억지로 상체나 가슴을 아이 쪽으로 갖다대면 아프기만 함.
: 왼쪽은 풋볼자세 추천. 풋볼자세 시작하기 전에 유두 부분을 말랑하게 짜주면 사출로 인해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도 없고 물기 편해짐. 풋볼자세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코칭해주심. 기적적으로 선생님이 알려주신대로 자세를 취하니 아프지 않고 아이가 잘 물어줌...!!!!!!!!
: 잘 때는 눕수자세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심. 가슴 마사지 받으면서 아이를 눕수자세로 먹여봤는데 잘 빨아서 너무 신기했다...
모유사랑은 마사지 1회당 9만원인데 아이를 데려오면 수유 자세까지 봐주시니 9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자주 뭉치던 젖도 잘 풀리고 아이도 나도 힘들기만 하던 직수가 한결 쉬워지니 이보다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물론 아직 완벽히 유두 통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첫 10초의 고통만 참으면 물릴 수 있어졌고 그 10초의 고통도 예전보다 강도가 훨씬 낮아졌다. 진작 와볼 것을...
젖은 아이가 가슴을 찾아가서 물게끔 해야 한다 머리 항상 젖히기!
아픈데 억지로 참아가며 물리는 미련한 짓 하지말고 아프면 분유보충하며 한 텀 쉬고 연고 바르기. (약국에서 ‘에스로반‘ 사서 바르기. 비판텐이나 라놀린크림보다 효과 직빵임!)
남편이 수유자세 항상 봐주고 응원해줘야 함.
모유수유 클리닉 외에도 직수 도전에 도움됐던 것들
1. 실버컵
: 이게 대체 뭔가 하면... 남편과 내가 ‘강철유두‘라고 부르는 제품ㅋㅋ
유두가 너무 아파서 계속 맘카페를 전전하며 어떻게 하면 안 아파질까 검색하던 중 알게 된 제품이다. 모유를 유두에 묻힌 후 실버컵을 붙여 유두균열과 상처를 낫게하는 원리인데, 상처가 바로 낫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속옷에 유두가 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도움됐다. 세척도 그냥 물로 씻어주면 돼서 아주 편했다.
2. 에스로반 연고
: 상처난 유두에 비판텐이나 라놀린 크림을 바른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는데 에스로반 연고는 모유수유 클리닉에서 처음 들어봤다. 이 연고는 항생제 성분이 들어있어 상처 치료에 직빵이다. 단, 아이에게 젖 물리기 전엔 물로 잘 씻어낼 것.
3. 남편의 지지와 도움
: 진심으로 중요한 내용. 남편에게 단순히 ‘직수 성공할 수 있어 화이팅!’ 응원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직수 완모를 도전하는 순간 산모는 없던 산후우울증도 생길 정도로 큰 정신적 시련이 찾아오는데 그 매순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지지를 해줘야 한다. 말뿐인 지지보단 실제로 수유 자세를 같이 배워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봐주고, 유두가 너무 아플 땐 ‘이번 텀 분유 먹자’ 페이스 조절도 해주고, 젖양이 잘 늘 수 있도록 밥도 잘 챙겨주는 것. 출근해야 하는 사람인데 깊게 못자는 것이 안쓰러우면서 참으로 고마운 남편.
혼합수유 하다가 직수 비중을 늘려가는 중
빨간색이 직수 / 노란색이 분유 / 초록색이 유축수유
20-30일 즈음 유두가 너무 아프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직수는 하루에 두세 번 겨우 했고 나머진 전부 유축수유나 분유로 대체했다. 그러다보니 밤잠에 돌입하기 전에 유축을 해두고 젖병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일상이었고, 새벽에도 한 번은 꼭 설거지를 하고 젖병을 소독해야 했다. 가뜩이나 밤잠이 부족한데 새벽에 할 일도 많아져서 더더욱 힘들어지는 육아. 유축을 제 때 못하면 가슴에 젖이 차서 심하게 땡땡해지기도 했다. 가끔 유축을 해줘도 뭉친 젖이 안 풀려 아픈 적이 있었는데 그럴 때 직수를 하면 바로 괜찮아지는 것을 느꼈다.
빨간색이 직수 / 노란색이 분유
도저히 안 되겠어서 모유수유 클리닉을 다녀온 뒤로 많은 개선이 있었다. 일단 수유자세가 좋아지니 확실히 덜 아파져서 직수 횟수가 늘었다. 30-60분대였던 직수 시간이 130분대로 증가. 아직 양쪽 가슴을 각 15분씩 물진 못하고 주로 한 쪽 가슴만 물고 수유가 끝나긴 하지만 그래도 큰 진전이다. 중간 중간 유두가 아플 때는 무리하지 말고 분유로 대체하며 페이스 조절했다. 분유처럼 먹는 양이 눈에 보이지 않아 잘 먹고 있나 여전히 걱정은 되지만 잘 자고 기저귀도 정상적으로 갈고 있으니 잘 먹고 있겠거니, 한다. 하지만 아직 한 쪽만 빠는 일이 허다하고 수유텀도 엉망진창.
얼마나 수유텀이 엉망진창이냐면 이랬다...
새벽에 2시간 미만 간격으로 깨면 그 날은 너무 피곤하고 멘붕
맘스홀릭 카페에 ‘40일차인데 수유텀 어떻게 잡나’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여러 사람들의 댓글을 보며 또 힘 얻기...
• 수유텀 짧은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다
• 신생아 때는 수유텀이랄 것이 없으니 너무 연연하지 말자
• 100일의 기적이 찾아올 것이다
아파서 분유 먹이는 횟수 늘어남
괜찮아졌나 싶었는데 약 열흘 만에 갑자기 젖이 뭉치고 유두가 다시 미친듯이 아프고 심지어는 아이가 빨아도 젖이 완벽히 빠지지 않고 일부 고여 있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시 이러니까 너무 절망스럽고 계속 이런 식으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아니 완모를 몇 달 간 계속 해야 하는데 모유수유 클리닉을 열흘에 한 번 꼴로 매번 갈 수는 없잖아... 멀고 먼 완모의 길
첫 완모
42일차에 두번째 모유수유 클리닉을 다녀온 후 다시 직수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겨 43일차에 첫 완모를 기록했다. 수유텀도 나쁘지 않았고 아이도 양쪽 가슴을 잘 빨아줘서 (여전히 유두는 아픔ㅠㅠ) 이대로만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총 226분을 물리고 나니 새벽에 유두 통증이 엄청 심해졌고 44일차엔 다시 분유 혼합수유를 하게 됨. 유두 통증은 대체 언제 사라질까...? 하아... 진짜 멀고 먼 길...
완모 & 수유텀 이상적이었던 날!!!!!
네버엔딩 완모 도전
50일. 46일차처럼 완모도 하고 이상적인 수유텀을 성공한 날은 거의 없다. 심지어 젖 양이 많이 늘었는지 아이가 한 쪽 젖만 9-10분 빨고 잠드는 일이 많아졌고 양쪽을 물리려면 한 세월이 걸린다. 젖 양이 늘어난만큼 사출도 심해져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며 삼키기를 어려워하기도 한다. 유두도 여전히 젖을 빨기 시작하는 첫 10초 동안 아프고 가끔 유선이 찌릿 거린다. 이토록 험난한 여정이지만 그래도 모유수유가 익숙해지고 분유 타서 먹이는 일은 하루에 1-2번 정도로 확연히 줄었다.
아픈 유두, 땡땡 부은 가슴, 찌릿거리는 느낌이 있을 때 남편이 가슴마사지를 해주는데 제법 에스테틱이나 모유수유 클리닉에서 받던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라도 성공해내겠다는 부부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직수 완모.
이제야 안정적인 직수 완모
60일 즈음부터 드디어! 드!디!어! 직수 완모가 안정화 되었다.
내가 외출해야 해서 집에서 가족들이 분유를 먹여줘야 하는 일이 아니고선 온종일 완모를 할 수 있다. 수유텀은 2시간~2시간반, 밤잠은 4~5시간 정도. 어떤 아이들은 수유텀 3~4시간에 밤잠은 7~8시간씩 잔다지만 지안이는 지안이의 리듬으로 간다.
사정상 거의 조리원 나와서부터 직수를 시작하게 됐는데 약 40일 간 너무 고생했다. 내 멘탈 관리를 위해 맘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찾아봤던 직수 완모 후기들에서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했었는데 정말 나에게도 그런 날이 왔다. 아직도 아주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유선이 막혀 땡땡해지는 등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미칠 것 같은 통증은 없고 아이도 잘 물어준다. 부디 직수 완모를 도전하려는 산모들이 자신감을 얻고 본인을 믿었으면 좋겠다.
* 본 후기는 모유사랑에서 모유수유를 위해 수유자세코칭받으신 김*은 산모님이 직접 개인블로그에 작성해주신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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